'겁먹은 개' 참담하다
'겁먹은 개' 참담하다
[조선일보 사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노골적으로 조롱한 북한 담
화에 대해 "북쪽에서 내는 담화문은 통상 우리 정부가 내는 담화문과 결이
다르고 쓰는 언어가 다르다"고 했다.
국민이 모욕감을 느낀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진의가 중요하다. 결국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면 북·미 간 실무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
고 했다. 북은 일개 국장을 내세워 문 대통령에 대해 "겁먹은 개가 더 요란
스럽게 짖어댄다"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 등 막말을 쏟아냈다. 그래도 '언어
가 다르니 문제없다'고 한다. 지금 청와대는 북한이 '개' '바보'가 아니라 더
한 욕설을 퍼부어도 '쓰는 언어가 다르다'고 할 것이다.
남은 선거 카드가 김정은과 하는 남북 쇼밖에 없다는 생각에 빠져 있다. 실제
김정은이 돌연 남북 정상회담을 하자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런 식
으로 하는 회담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북한 정권은 정상적인 정부가 아닌 폭력 집단에 가깝다. 스스로 빨치산을 표방
한다. 이런 집단과 협상하는 일은 쉽지 않다. 참고 넘어가야 할 때도 있다. 그
런데 정부의 지 금 행태는 그와 같은 전략적 인내가 아니라 정치적 도움을 바
라고 김정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비굴한 모습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남북 경협으로 일본을 단숨에 넘겠다"고 한 다음 날 북은 "맞을
짓 하지 말라"고 했다. 국방부마저 북이 '정경두 같은 웃기는 것'이라며 장관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모욕하는데도 한마디 대응도 않고 있다. 국민으로서 참담
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13/201908130321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