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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통령 순방 예산도 횡령… 엉망진창 외교부

조 쿠먼 2019. 9. 6. 06:53

[단독] 대통령 순방 예산도 횡령… 엉망진창 외교부

 

조선일보 노석조 기자

독일 주재 대사관 직원 8~9년간 수백차례 걸쳐 공금 7억원 빼돌려
잇따른 性범죄·의전 실수 이어 공관 자금 관리도 '구멍' 드러나

 

독일 주재 한국 대사관 직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독일 방문 관련 자금 등 공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외교부 감사(監査)를 받은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재외

공관에서 억대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해당 직원은 문 대통령 독일 방문 전부터 장기간 공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것

으로 알려졌다. 잇단 성(性) 비위, 의전 실수 등 기강 해이 논란을 빚은 외교부가

공관 자금 관리도 엉망이었다는 지적이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주독 대사관 직원 A씨는 지난 8~9년간 수백 차례에 걸쳐

대사관·문화원 공금 총 7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베를린의 외교 소식

통은 "문 대통령이 2017년 독일을 방문하면서 관련 행사 준비와 'VIP 방문

 

후속 조치' 목적으로 주독 대사관과 문화원 예산이 늘었다"며 "A씨의 횡령금에

'VIP 방문' 관련 자금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씨는 2010년 무렵부터

대사관에서 청사 관리, 공관원 활동비 등 재정 업무 전반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A씨가 작곡가 윤이상의 베를린 자택(일명 윤이상하우스)의 개·보수

공사 자금도 유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현지에선 정부

공금, 기부금 등 여러 출처의 자금이 투입된 윤이상하우스의 개·보수 공사가 지

연되면서 '공사비가 유용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외교부 감사 결과, A씨는 '윤이상하우스' 공사와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조사에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공금에 손을 댔다"며 자신의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베를린 교민에 따르면, A씨는 십여 년간 독일 유학 생활을 하면서 주위에

"돈이 없어 힘들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그는 트위터에 '뭐가 의미 있나' '죽

지 못해 사는 오늘' '땅바닥 지렁이 같은걸' 같은 비관적 표현을 여럿 남겼다.

 

이를 두고 "대사관이 정서적으로 불안한 직원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

도 나온다. 외교부는 조만간 A씨를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할 것으로 알려

졌다. 억대의 공금 횡령 사건으로 외교부는 또다시 "나사가 풀렸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외교부는 올 초 대통령 동남아 순방에서 의전(인사말) 실수를 잇따라 저지른 데 이

어 차관급 양자회의에서 구겨진 태극기를 게양해 기강 해이 논란에 휩싸였다. 고위

급 재외 공관장의 성폭행·성추행 사건도 잇따랐다.

 

부하 직원에게 폭언 등 갑질을 한 혐의 등으로 김도현 전 주베트남 대사와 도경환 전

주말레이시아 대사가 각각 해임 처분을 받기도 했다. 또 한국 비자를 발급해주는 브

로커와 유착 관계에 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된 정재남 주몽골 대사도 중앙징계위에

회부된 상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06/201909060027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