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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면전 “살려 달라” 상인들 비명, 폐렴 아닌 失政 탓

조 쿠먼 2020. 2. 14. 06:38

대통령 면전 “살려 달라” 상인들 비명, 폐렴 아닌 失政 탓

 

문화일보 사설 2 월 13 일

 

국가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이 직접 자신을 찾아오면 대부분의 사람

은 반기면서 덕담을 건넨다. 성실하게 노력해 스스로 삶을 영위하

려는 서민들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을 받은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

들의 반응은 이런 통상적 모습과 달랐다. 한 어묵 판매상은 “매출

이 3분의 1 정도로 줄었다”, 홍삼 판매상은 “70% 이상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남대문 시장이 한국에서 가장 큰 시장인데 이 정도”라는 탄식도

들렸다. 문 대통령 면전에서 “살려주세요. 살게 좀 해주세요. 모든

경기가 다 얼어붙었어요” 라고 하는 어느 상인의 읍소는 차라리

비명이었다.

문 대통령이 남대문시장을 방문한 것은 ‘COVID-19’로 명명된

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한 서민경제 타격을 최소화해보려는 선

의의 행보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작년 말부터 경제가 상당히 좋아지는 그런 기미가

보였는데, 그게 1월 24일 이후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부터 지표가 호전되고 정책의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는데

우한 폐렴이라는 돌발 악재를 만나 안타깝다는 논리다.

 

그러나 본말전도의 위험한 인식이다. 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 과속 인상과 비현실적 주 52시간제 강행 등으로

이미 경기가 빙하기라고 할 정도로 얼어붙었는데, 우한 폐렴은

악재를 하나 보탠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민간소비가 6년 만에 최저로 추락한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원래 경기가 안 좋아서 손님도 없는데 코로나 때문에 더

많이 안 좋아졌다”는 상인의 판단이 문 대통령보다 정확하다.

소상공인들은 이미 2018년 8월 29일 총궐기대회를 갖고 ‘문

재인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정책 책임자들이 현장 목소리를 외면하는 현실이

너무나 서글프다”고 했었다.

 

경제단체와 언론에서도 수많은 우려가 나왔다. 그런데도 문 대

통령은 마치 처음 듣는 것 같은 반응을 보이고, 경제 실정(失政)

탓이 분명한데도 폐렴 탓으로 돌리려 한다.

 

정부가 사후 지원책을 또 내놓겠지만, 경제 정책의 기조를 친(親)

성장·친시장으로 대전환하지 않는 한 아무 소용이 없다. 경제를

망치고 찔끔 배급 주는 식은 ‘언 발에 오줌누기’ 같은 국민 기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