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구민은 결코 ‘아무나’가 아니다
태구민은 결코 ‘아무나’가 아니다 |
이도운 논설위원 ‘태구민(태영호)’이다.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강남갑에 출 마했는데, 그의 당선 여부를 떠나 출마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도다.
‘뿌리가 없다’ ‘국가적 망신’이라는 논란은 옳고 그름을 떠나 너무 단편적이다. 북한 주민도 우리 국민이라는 헌법 정신도 진부한 얘기다. 좀 더 큰 차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해준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로 일했던 태영호는 20 16년 8월 망명 당시 미국행을 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들과 심층 인터뷰도 마쳤다. 마지막 으로 태 공사를 만난 인물이 앤드루 김이다. 그는 태 공사에게 한국으로 가라고 설득했다.
태영호가 북한에서 태어난 것도, 한국으로 온 것도 그의 뜻이 아니었다. 그러나 한국에 도착한 그가 ‘북한 주민을 구하겠다’ 는 뜻을 담아 태구민으로 주민등록 이름을 바꾼 것, 국가정보 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란 보호막이자 ‘족쇄’를 벗어던진 것, 남한 주민의 직접 선택을 받아보겠다고 나선 것은 온전히 본인 의 의지였다. 수 있다. 4만 명에 이르는 탈북민들도 관심이 크지만, 세계 각 국의 북한 공관 외교관들과 평양의 지도층, 그리고 미래의 엘 리트인 대학생들도 소식을 듣게 될 것이다.
이들이 망명을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언젠가는 자유로운 세상에서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기대와 의지를 잃지 않 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북 관계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만의 관계가 아니다. 남북 7500만 겨레 전체의 상호 관계다. 청와대 지하 벙커에는 북한 급변 사태에 대비한 작전계획이 벽 하나를 채 울 정도 분량으로 정리돼 있다.
복잡하지만, 핵심은 48시간 안에 누가 북한 주민의 마음을 잡 느냐다. 북한 주민에게 던지는 희망의 불씨가 향후 남북관계 와 통일의 여정에서 정상회담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다. 미국· 중국·일본·러시아도 지켜볼 것이다. 동산 거래·보유세 인하 등 현안 해결을 원할 것이다. 보수 정 당이 ‘아무나’ 공천하면 찍는 줄 아느냐는 반감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후보도 재개발·세금 문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 다. 문재인 정권은 강남구민에게 시세 차익을 안겨줄 생각도 없고, 오히려 거래·보유세를 더 많이 걷어 현금 복지에 쓰려 한다. 국회의원이 아니라 정권이 바뀌어야 해결될 문제다. 있다’는 글을 공개했다. 오 전 대사는 2014년 12월 22일 유 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주민은 아무나(anybodies)가 아니다”라는 연설을 했다.
즉석 연설로 알려졌지만, 그렇지 않다. 미리 외교부 본부에 알 리고 허락을 기다렸다. 답이 없었다. 오 대사는 당시 정책 결정 자들이 공식적으로 허락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판단하고 독자 판단으로 감행했다. 과 스토리를 갖고 있다. 고향인 전남 여수에서 4선을 하고, 지난 총선에서 강남갑에 도전했다.
새누리당 후보에게 무투표 당선을 안겨줄 상황이 되자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김 후보가 직접 희생을 자청했던 것 이다. 45%를 득표했고, 이번에 재도전한다.
지난 대선 때 안희정 후보를 지지했던 비문이다. 김 후보는 미 해군정보국 소속 정보분석관이었던 로버트 김의 친동생이다. 로버트 김은 1996년 북한 잠수정 침투사건 당시 한국 정부에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투옥됐다.
워싱턴 특파원 시절에 가석방된 로버트 김을 인터뷰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형과 동생이 비슷 한 성품이라고 한다. 도의 혹한 속에서 양말도 신지 않고 노예처럼 일하다 탈출한 벌목공들을 만났다.
한국 정부는 당시 ‘탈북’이라는 개념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지 만, 시간이 흐른 뒤 결국 이들을 받아들였다. 시베리아에서 만났던 벌목공을 서울에서 다시 만났다.
그가 훨씬 나은 삶을 살고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늘 기대에 못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