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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샤댐의 안전 [횡설수설/구자룡]

조 쿠먼 2020. 7. 25. 07:02

싼샤댐의 안전 [횡설수설/구자룡]

 

나일강 아마존강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긴 창장강(長江·양쯔강)은 중국

중심부를 동서로 흐르는데 그 유역은 매년 홍수 피해로 몸살을 앓았다.

2000여 년간 216차례의 대홍수가 기록됐다. 1931년 여름엔 홍수로 14

만5000명이 사망하고 1998년에는 1800여 명이 숨졌다.

▷홍수 피해는 2006년 싼샤(三峽)댐 완공 후 줄어들었다. 쑨원 장제스

때부터 구상된 ‘만리장성 이래 최대 토목공사’의 완공이었다. 비교적 폭

이 좁은 곳을 골라 지었는데도 댐 길이가 2335m로 후버댐(221m)의 10

배가 넘고 저수 용량은 소양호의 13배를 넘는 세계 최대 수력발전소 댐이다.

 

싼샤라는 이름은 상류의 물이 약 200km 길이의 기암절벽 협곡 3곳을 지

나기 때문에 붙여졌다. 짓기 전에 서울 면적의 약 2배 면적이 수몰돼 물에

잠기는 유적만 1200곳이 넘고 120만 명 이상 이주민 발생, 환경 재앙, 심

지어 높은 수압으로 지진 발생 우려가 있다는 등 문제점이 제기됐지만 치

수입국(治水立國) 대의에 밀렸다.

▷최근 중국 남부에서 한 달 이상 폭우가 계속되면서 싼샤댐의 구조물 변

형설, 붕괴설이 나오는 등 안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때 홍수 통제수위

(145m)를 넘어선 것은 물론이고 최고 수위(175m)에서 불과 11m 아래까

지 높아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대만의 한 토목전문가는 친민진당 계열 쯔유(自由)시보 기고에서 “통제

수위에서 불과 2, 3m밖에 안 넘었는데 하류 도시 이창이 수몰될 위험에

도 불구하고 방류한 것은 댐 안전에 애초부터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건축과학연구원 황모 연구원은 최근 SNS에서 “마지막으로 말한다.

이창 아래 지역의 주민은 달아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언론

은 대만의 친민진당 언론과 전문가들이 불순한 의도로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한다.

▷싼샤댐이 부실 공사로 붕괴될 수도 있다는 설득력 있는 근거는 제시된

적이 없다. 다만 붕괴될 경우 거대한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는 각종 시뮬

레이션이 나온다. 중남부 지역에서 4억∼6억 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이

라는 예측도 있다.

 

댐이 무너져 100억 t 이상의 물이 시속 수십 km로 쏟아지면 이창 우한 난

징 상하이 등 하류 대도시 침수는 물론이고 공업시설, 군사시설도 초토화

될 수 있다.

 

강과 중국 동부 해안을 따라 지어진 원자력발전소가 붕괴되면 동북아 주변

국가까지 방사능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담수가 한반도 남부 바다와 서

해로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와 바다 염분 농도가 달라지면 생태계 파괴로

한국도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싼샤댐 안전은 주변국에도 큰 관심사일 수

밖에 없다.

구자룡 논설위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