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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인터뷰 거론하며 “맹랑한 환상” 비판
조 쿠먼
2020. 9. 21. 06:27
강영수 기자 .chosun.com 입력 2020.09.20 17:35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는 20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시사
주간지 인터뷰를 거론하며 “더불어민주당 쪽에서 조선의 역사는 썩은
역사이고, 오직 김대중-노무현-문재인만이 순결하다고 한다”며 “문
재인 대통령이 졸지에 환생 정조가 된 셈”이라고 했다.
그는 이해찬 인터뷰 거론하며 “맹랑한 환상” 비판
또 “이해찬 전 대표의 맹랑한 환상 속에서 개혁군주 정조대왕으로 보이는
모양지만 굳이 문 대통령에 가까운 인물을 찾자면 정조가 아니라 차라리
선조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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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조선DB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매일신문에 실린 자신의 칼럼을
소개하며 “23년 전에는 ‘영원한 제국’의 저자 이인화가 박정희를 환생 정조
로 둔갑시켰다.
조선시대 이래 썩어빠진 나라를 구한 현대의 개혁군주로”라며 “박정희 향수
덕에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고, 그 덕에 보수가 망했다. 본인은 구속되고”라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그와 똑같은 일을 이제는 민주당 쪽에서 한다”며 “조선의 역사
는 썩은 역사이고, 오직 김대중-노무현-문재인만이 순결하다고. 문재인 대
통령이 졸지에 환생 정조가 된 셈”이라고 했다.
그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소설 쓰시네’ 발언을 언급하며 “소설가랑 정치가
가 같은 일을 한다”며 “찾아 보니 과거에는 민주당 쪽에서 이명박과 박근혜를
‘선조’라 불렀다. 이제는 자기들이 써먹었던 그 말을 자기들이 들어야 할 때”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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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교수 페이스북
◇이해찬 “정조 이후 210년은 전부 수구보수세력이 집권한 역사”
진 전 교수는 이날 매일신문 칼럼에서 문 대통령을 정조가 아닌 선조에 가
깝다고 평했다. 그는 먼저 이해찬 전 대표가 최근 시사주간지 ‘시사인’과
인터뷰와 관련, “이 기사를 읽고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시사인 인터뷰에서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설명하며 “우리
역사의 지형을 보면 정조 대왕이 1800년에 돌아가십니다. 그 이후로 220
년 동안 개혁 세력이 집권한 적이 없어요.
조선 말기는 수구 쇄국 세력이 집권했고, 일제강점기 거쳤지, 분단됐지, 4·19
는 바로 뒤집어졌지, 군사독재 했지”라며 “김대중, 노무현 10년 빼면 210년
을 전부 수구보수 세력이 집권한 역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로 우리 경제나 사회가 굉장히 불균형 성장을 해요. 우리
사회를 크게 규정하는 몇 가지 영역들이 있습니다. 분단 구조, 계층 간·지역
간 균형발전 문제, 부동산 문제, 또 요즘 이슈인 검찰개혁 문제 등이 그렇죠”
라며 “이런 영역들이 다 규모는 커졌는데 구조는 굉장히 편향된 사회로 흘
러온 겁니다”라고 했다.
◇ 진중권 “이해찬 허황한 역사 판타지… 민주당 이상해진 건 당연”
진 전 교수는 매일신문 칼럼에서 “현재의 정치상황을 설명하려고 200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장쾌한 스케일. 그 황당함에 비하면 차라리 ‘이게 다 친일
청산이 안 돼서 그렇다’는 헛소리가 외려 합리적으로 들릴 정도”라며 “이런
허황한 역사 환타지로 당을 움직여 왔으니, 민주당이 이상해진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여러 지표는 외려 노무현·문재인 정권하에서 불균형성장이 그 어느
정권에서보다 더 심화됐다고 말해준다”면서 “그런데도 그는 이 정책적 실
패를 엉뚱하게 순조·헌종·철종·고종·순종·일제·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
우·김영삼·이명박·박근혜의 탓으로 돌린다”고 했다.
이어 “순결한 것은 오직 김대중·노무현·문재인뿐”이라며 “애초에 이런 황당
한 현실인식을 갖고 있으니, 문제를 환타지로 진단하고 처방은 음모론으로
내리는 버릇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해찬 전 대표의 맹랑한 환상 속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210
년만에 환생한 개혁군주 정조대왕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야무진 착각”이라며
“조선의 왕들 중에서 굳이 문 대통령에 가까운 인물을 찾자면,
정조가 아니라 차라리 선조일 게다. 이분이야말로 자신의 무능을 ‘남탓’으로
돌리는 데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시지 않았던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