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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탑 세계 최고, 한국戰은 조국해방전" 초1 수업자료 논란
조 쿠먼
2020. 12. 12. 07:01
"주체탑 세계 최고, 한국戰은 조국 해방전" 초1 수업자료 논란
[중앙일보] 수정 2020.12.11 12:45
여명 서울시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제공된 보조
수업자료 사진을 올리며 "공산 통일이 된 우리나라"라고 비판했다. [여명 서울시의원
페이스북 캡처]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가 교과 수업자료에 김일성 가계 우상화 성지인
'금수산태양궁전'과 '주체사상탑' 등을 북한의 대표적 여행지로 제시해 논란
을 빚고 있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 학교는 1학년생의 원격수업을 위해 "통일되면 가고
싶은 여행지를 골라 붙여봅시다"라는 제목의 자료를 제공했다. 1학년 교과서
'겨울'의 한 단원 '여기는 우리나라'의 추가학습 자료다.
이 자료엔 ▶평양 지하철 ▶주체사상탑(개성)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비무장지대 판문점(개성) ▶김일성광장(평양) ▶금수산기념궁전(평양)
등이 보기로 나열됐다.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을 "군사박물관으로 '조국해방전쟁'은 북한에서 칭
하는 한국전쟁을 말합니다"라고 설명해뒀다. 교육계에선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해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을 안겨준 6·25전쟁을 미화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또 '김일성 광장'은 "세계에서 16번째로 큰 광장", '주체 사상탑'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석탑" 등으로 북한이 체제 선전용으로 설명하는 내용을 그대로
옮기기도 했다.
이 보조 수업자료는 지난 9월 대구교육청이 원격수업용으로 만들었다가 수
정 조치했던 자료다. 통일부 블로그에 올라온 대학생 기자단의 글이 바탕이
됐다. 대구교육청 측은 "수정 전 자료를 교사들이 블로그 등에서 공유한 것
같다"며 "다른 지역에서까지 쓰일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해당 학교는 자체 제작 자료가 아니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학부모들
의 반발을 반영해 자료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학교 관계자는 "통일부가 대구교육청과 함께 제작한 자료를 그대로 사용했다"
며 "자체 생산한 게 아니라 통일부가 제공한 자료라 문제는 없다. 지금은 배포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습자료로 나간 뒤 학부모 일부가 반대해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고 덧붙였다.
고석현·남궁민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