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사설] 대통령은 ‘실험 대상’ 아니라는데 국민은 뭔가

조 쿠먼 2021. 2. 22. 06:29

 

[사설] 대통령은 ‘실험 대상’ 아니라는데 국민은 뭔가

조선일보 입력 2021.02.22 03:24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작년 12월 21일 당선인 신분으로 부인 질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코로나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백신 접종 장면은 백신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방송과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 연합뉴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21일 문재인 대통령의 백신 접종 솔선수범을 요구한

유승민 전 의원 요구에 대해 “국가원수가 실험 대상인가. 국가원수에 대한

조롱이자 모독”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 1번 접종

으로 국민의 (백신) 불신을 덜어주면 좋겠다. 2번 접종은 보건복지부 장관,

식약처장, 질병청장 등이 하면 국민이 믿고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코로나 백신 접종은 26일에야 시작된다. OECD 37개국 가운데 우리가

맨 꼴찌다. 그런데 백신 확보가 늦어진 것에 대한 비판이 일자 방역 당국은

작년 연말 백신 부작용을 부각시킨 자료를 배포했다.

 

“먼저 맞은 국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한두 달 관찰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말

도 했다. 백신 불신을 부추겨 백신 확보가 늦은 것을 변명한 것은 정부다.

 

우리가 3월까지 들여올 백신 100만명분 가운데 대부분인 94만명분은 효과에

논란이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될 전망이다. 설문조사에서 접종을 거부

하거나 미루고 싶다는 층이 30% 수준이다.

 

그래서 일각에서 대통령과 방역 책임자들이 먼저 맞아 불신을 덜어달라는 요구

가 나오는 것이다.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많은 나라의 총

리, 대통령들이 백신 접종에 솔선수범했다.

 

‘대통령이 실험 대상이냐'라고 한다면 국민은 ‘실험 대상'이 되도 좋은가. 국민이

먼저 맞고 괜찮으면 자기들도 맞겠다는 건가. 참으로 분별없는 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