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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NLL 앞 버젓이 방사포 배치…김정은, 군사합의 무력화

조 쿠먼 2021. 3. 23. 07:48

[단독] NLL 앞 버젓이 방사포 배치…김정은, 군사합의 무력화

[중앙일보] 입력 2021.03.23 05:00 수정 2021.03.23 05:06

북한이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의 창린도에 240㎜ 개량형

방사포(다연장포)를 새로 배치한 사실이 확인됐다. 방사포를 옮겨온

뒤 지원 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동향도 포착됐다. 이곳은 2019년 1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문해 직접 사격 지시를 내렸던 진지다.

240㎜ 개량형 방사포 창린도 배치 포착

포진지 공사 중, 방사포 영구 주둔 노려

군사적 긴장 줄인다는 군사합의 무력화

 

22일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ㆍ미 정보 당국

은 북한군이 지난해 연말 창린도에 개량형 240㎜ 방사포를 들여온

것을 발견한 뒤 각종 정보 자산을 동원해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

 

2019년 11월 25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의 창린도 방어부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해안포를

살펴보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쳐]

 

북한은 창린도에 방사포 영구 배치를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정

부 소식통은 “방사포를 먼저 배치했고, 최근까지도 진지 보강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사포로 쏘는 포탄은 탄두와 로켓 추진체

로 구성돼 무게가 400㎏ 수준이다.

방사포에 포탄을 재장전하는 기중기를 놓는 작업으로 추정한다는 게

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방사포 배치는 2018년 9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로 한 9·19 군사

합의를 사실상 무력화하려는 조치다.

북한이 기존 무기를 빼지 않고 더 치명적인 군사력으로 한국을 위협

하려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에서

다양한 군 장비를 공개했다. 240㎜ 개량형 방사포를 비롯한 대구경 방사포

가 줄지어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창린도는 황해도 옹진반도 서쪽에 있는 섬이다. 서해 5도 백령도

아래 소청도에서 32㎞, 대연평도에서는 45㎞ 떨어져 있다. 북한

군은 6·25전쟁 이후 여기에 해안포를 설치했다. 군 막사가 20개

이상일 정도로 대규모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군은 연평도 북쪽의 황해도 개머리 진지 등 북한 해

안지역을 항시 감시한다. 북한 포병이 한국 해군과 해병대를 겨냥

하고 있어서다.

 

기존 해안포의 최대 사거리는 20여㎞ 수준이지만 이번에 창린도에

배치한 방사포는 65㎞까지 포탄을 쏠 수 있다. 백령도와 연평도가

포격 범위에 들어올 뿐만 아니라 NLL 주변을 지나는 해군 함정에도

직접적인 위협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