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바이든이 규제강화 나서자… 애플 “5년간 美에 4300억달러 투자” 발표

조 쿠먼 2021. 4. 28. 06:13

바이든이 규제강화 나서자… 애플 “5년간 美에 4300억달러 투자” 발표

박건형 조선일보 기자 2021.04.27 20:44

애플이 향후 5년간 미국에서 신사옥 건립과 인공지능(AI)·5G(5세대

통신), 독자 반도체 개발에 4300억달러(약 478조원)를 쏟아부어 2만

명을 추가 고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구글도 올해 1만명을 더 고용한

다고 발표했고, 아마존도 5000명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대표 테크 공룡들이 경쟁하듯 ‘역대급’ 고용·투자안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자신들의 가치를 환기하고, 이를 통해 거대 IT·

인터넷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 움직임도 피하겠다는 것이다.

◇480조 투자해 2만개 일자리 창출

애플은 26일(현지 시각) 홈페이지 뉴스룸에 “신사옥 건설, 물류망 정

비, 협력사 자금 지원, 데이터센터 구축,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 제작

등에 5년간 연평균 860억달러(95조5000억원)씩 총 43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부터 3년간 미국에서 이미 3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는데, 앞

으로 투자를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는) 회복과

재건의 순간에 애플은 미국 50주의 혁신과 제조업 발전을 위해 첨단 분

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친환경적이고 공평한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

하겠다”고 말했다.

애플의 발표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것은 10억달러를 투자하는 노스캐롤

라이나 롤리-더럼 신사옥 건설이다. 애플은 “노스캐롤라이나 사옥은 AI

머신러닝(기계학습)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연구의 거점이 될 것”이라

며 “신사옥에서는 최소 3000명이 일하게 된다”고 밝혔다.

애플이 노스캐롤라이나를 연구 거점으로 선택한 것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듀크대, 노스캐롤라이나대 같은 지역 대학에서 우수한 인력을

쉽게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 밖에도 주요 거점인 콜로라도, 매사추세츠, 텍사스, 워싱턴, 아

이오와, 피츠버그에서도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지 IT 업계에

서는 “애플의 이런 움직임에는 정치적인 계산도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 법무부와 연방무역거래위원회는 작년부터 애플·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 거대 IT 기업들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다음 달 3일에

는 애플을 상대로 게임업체 에픽게임즈가 제기한 반독점법 위반 사건의 첫

공판이 캘리포니아 법원에서 시작된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자신들의 앱 장터 결제 시스템만 사용하도록 한 것이

‘갑질’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애리조나, 조지아, 하와이, 일리노이, 미

네소타에서는 주(州) 의회가 애플과 구글의 앱 장터 독점을 금지하는 법안

을 통과시켰거나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애플의 대규모 투자 발표가 반(反)애플 여론을 잠재우고,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을 막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ABC방송은

“애플은 이번 투자 발표에서 5년간 국내 법인세로 450억달러(50조원)

이상을 낸 미국 최대 납세자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벤트 참여하기

◇구글·아마존도 앞다퉈 투자 발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다른 테크 기업의 입장도 애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 3월 “미국 전역의 데이터센터와 사

무실에 올해 70억달러(7조8000억원)를 투자하고 1만명을 새롭게 고용

하겠다”면서 “미국 경기 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앞으로 5년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제2 본사와 테네시 내슈빌 운

영센터에 5000명 이상을 고용하기로 했고, 시애틀과 알링턴 지역의 주택

가격 안정화 기금에도 20억달러(2조2000억원) 이상을 내놓기로 했다.

하나같이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고급

일자리 창출과 미국 내 투자 확대에 부합하는 내용들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지난 6일 “법인세를 21%에서 28%로 높이는 바이든 행

정부의 법인세 인상안을 지지한다”고도 말했다.

이 밖에도 구글과 아마존은 올해 1분기에만 정치권 로비 자금으로 750만

달러(83억원)를 쓰며 규제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블룸버그는 “구글과 아마존의 로비 자금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11%씩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