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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공기업, 36개 중 절반이 적자
조 쿠먼
2021. 5. 3. 06:17
추락하는 공기업, 36개 중 절반이 적자
전체 경영 성적표 분석
조선일보 정석우 기자 이기훈 기자 2021.05.03 03:00 |
공기업 36곳의 작년 당기순이익이 적자 6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 기획재정부의 공기업 경영 공시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2일 공공 기관 경영 정보 사이트인 알리오 공시에 따르면, 2016년 9조
원에 달했던 공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은 2017년(4조200억원), 2018년
(2조원), 2019년(1조2000억원) 3년 연속 쪼그라들었고, 결국 지난해
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36곳 가운데 절반인 18곳이 적자였다.
철도공사, 석탄공사 등 5년 연속 적자인 공기업 외에도 마사회, 인천
국제공항공사, 가스공사 등 11곳이 코로나 사태와 국제 유가 하락 등
으로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2016년엔 적자인 공기업이 8곳이었는
데, 두 배 넘게 늘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서 공기업들의 부채는 397조9000억원으로 늘어
나 400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마사회
등은 코로나 사태로 여행‧레저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컸고, 가스공사,
서부발전 등 에너지 공기업들은 국제 유가 하락 등이 원인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기업들의 방만 경영이 여전하다는 점을 주요 원인
으로 꼽는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떨
어진 것만으로 공기업들의 적자를 설명하긴 어렵다”며 “매출이 줄었는데
그에 맞춰 비용을 줄이지 못한 것은 명백한 경영상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공기업은 340개에 달하는 공공 기관 가운데 자체 수입 비율이 절반 이상
이라 기본적으로 공공성과 함께 수익성도 주된 경영상 지표가 되는 곳으
로 기재부가 매년 지정한다. 시장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등 비상 경영 체제가 가동됐어야 할 상황인데도 공기
업 기관장과 감사, 일반 직원 등 임직원 평균 연봉은 삭감되기는커녕 오히
려 높아졌다. 전년도 실적에 따라 정해진 것이라고 하지만, 민간 기업에서
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 교수는 “정부의 소홀한 관리 감독도 문제”라며 “낙하산 인사가 끊이질
않는 상황은 공기업 경영 난맥의 큰 원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