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쇼: 파격 조치↔선전 악용-핵 인정 |
트럼프-김정은 만남에 전문가들 엇갈린 평가 |
조영환 올인코리아 편집인 |
미국의 소리(VOA)가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이번 ‘DMZ 회동’에 대한 대북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 땅에 첫 발을 내디딘 최초의 사건이자 실무협상을 견인할 과감한 조치라는 긍정적 진단 과 북한의 선전선동에 좋은 소재를 주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 왔다”며, VOA는 한반도 전문가 15명의 분석을 자세히 소개했다.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 철학’을 묘사하는 정확한 표 현은 ‘리얼리티쇼’”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전략을 ‘리얼리티 TV의 성공 원칙’ 수준으로 폄훼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이번 회동의 ‘역사적’ 성격에 주목했다”며, VOA는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제시한 미-북 관계의 변화, 평화 조약,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다루기 위한 실무급 협상이
계속된다는 점에서 역사적이고 생산적”이라는 평가와 스티븐 노퍼 코리아소사 이어티 선임연구원의 “미 현직 대통령으로서 북한 땅에 첫 걸음을 내디뎠다”는 지적과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와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 장도 “이번 회동을 역사적 사건으로 간주하면서 추후 협상으로 이어지는 긍정적 인 지렛대 역할을 기대했다”고 VOA는 전했다.
하지만 “역사적”이라는 상징성이 긍정적인 뜻으로만 부여된 건 아니었다며, VOA 는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이 사용한 ‘역사적’이라는 수식어는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최초’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여러가지 사건 중 하나”라며 “‘사진찍기’였을 뿐 비핵화로 향하는 진전은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번 회동이 오랫동안 계획돼 있었던 게 확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북한이 그렇게 빨리 반응을 보 였다면 이야말로 ‘역사적’”이라고 평하면서, 이번 ‘DMZ 깜짝회동’을 리얼리티 쇼로 평했다고 한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1항이 새로운 미-북 관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번 만남이 여기에 매우 부합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합의의 일부를 이행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김정은도 싱가포르 합의의 일부인 비핵화를 위한 어떤 조치를 이행할 것을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고,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은 “양측이 보다 큰 신뢰와 상호 이해를 쌓고 보다 구체적인 협상 방법을 준비할 수 있다면 만남이라는 것은 언제나 좋은 것”이라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때로는 독창적인 사고가 필 요하다”고 주장했다고 VOA는 전했다.
앤드루 여 카톨릭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늘 놀라게 만들고 특이 한 외교 접근법을 취한다”며 “불과 몇 주전 까지만 해도 미-북 관계 관련 환경이 교 착상태에 있다는 것이 모두의 생각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이번 DMZ 방문은 놀라운 것이었다”는 반응을 보였고,
윤 선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번 회동에 대해 “협상 재개에 새로운 동력과 가능 성을 가져왔다”고 지적했고,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사전에 한국, 일본과 조율된 것이라면 이번 회동은 좋은 생각이었다”며 “외교 경로가 활발히 탐 색 되고 있고 이를 계속하는 데 트럼프 대통령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신호를 준다”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반면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두 정상이 만날 것으로 예상했으면서도 이를 목격하는 것은 초현실적이었다. 비핵화에 진전이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고안된 텔레비전용 장면이자 리얼리티 TV 드라마”라며
“김정은과 그의 통치를 더욱 정당화하면서도 대가로 얻는 것이 없다는 점에서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고 VOA는 전했다. 밴 잭슨 뉴질랜드 빅토리아대학 교 수는 “이번 만남이 긴장 완화라는 큰 퍼즐의 한 조각이었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실제로는 리얼리티쇼 외교였다”며 “이는 진정한 미-북 관계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개인적 관계에 관한 것”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고 한다.
특히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번 만남이 자칫 김정은에게 고도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북한 선전선동부는 이를 활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고 VOA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동이 실무협상 재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이를 통해 실 질적인 비핵화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며, VO A는 헤리티지 재단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의
“김정은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포기할 준비가 됐다는 증거는 여전히 없다”면서 “북한은 최근에도 미국이 협상 조건을 낮추지 않으면 더 강력한 행동을 할 것이라는 위협을 되 풀이했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 역시 “실무협상이 재개돼도 비핵화에 대한 의미있는 결과 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내다봤다고 VOA는 전했다. “이번 만남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속히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실무급 협상 도중에 제재가 완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 점”이라며 테리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르지 않을 것이고 협상 도중 적어도 일부 제재가 완화될 수 있음을 암시 한 것은 북한과 추가 정상회담을 통해 잠정적 합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며
“모든 핵무기와 미사일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김정은의 입맛에도 맞는 합의”라고 비판적 평가를 내렸다고 VOA는 전했다.
“이번 회담의 ‘역사적’ 상징성에 높은 점수를 준 전문가들도 실무회담을 통한 결과물에 대해선 낙관하지 않았다”며, VOA는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의 “김정은은 신뢰 구축 조치들을 취했지만 단 한개의 핵무기나 핵무기 생산 시설도 포기하지 않았다” 며 오히려 “16개월 전인 2018년 3월 초 비핵화 제안 당시 때보다 핵무기 수를 30% 정도 늘렸을 것”이라는 분석도 전했다.
존 페퍼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은 “실무협상이 비핵화를 향한 의미있는 진전을 이룰 것인 지에 대해선 말하기 어렵다”며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성취된 것은 없고 싱가포르 선언 은 대체로 그저 성명으로 남아있다”고 했다고 한다.
윤 선 스팀센센터 선임연구원도 “실무급 협상은 이미 하노이 회담 이전에 철저하고 완전 히 진행된 것으로 안다”며 “양측 입장에 상당한 변화가 없는 한 추가 실무협상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돌파구를 마련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VOA는 전했다.
“다만 실무협상의 목표를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상호 간 양보로 낮춘다면 성과를 기대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며, VOA는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비핵화’라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비핵화를 선행 조건으로 내세워선 진전을 이룰 수 없고, 대신 보다 유연성 있는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 들였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전했다.
랄프 코사 태평양포럼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회장은 “만약 양측이 영변 폐기에 대한 맞는 가격에 합의한다면 좋은 첫 단계이자 모종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고, 존 페퍼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겠다는 더 큰 의지를 보여야 하고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 달성 이전에 제재 완화를 이끌어낼 중간 단계를 약속해야 한다” 고 밝혔고,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도 “신속한 혹은 완전한 비핵화를 조만간 보기는 어렵겠지만 북한이 일부 제재 완화에 대한 대가로 제한적이나마 핵 역량을 감 소시킬 수 있다”며 “이런 합의는 아마도 또 한번의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마무리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VOA는 전했다.
한편 래리 닉시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실제 목표는 더 이상 북한 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긴장을 낮추고 그런 상태를 무기한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 를 위해 김정은에게 아부하고 그를 칭찬하며
핵과 미사일 실험이 없다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하면서 미-한 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양 보를 제공했다”는 지적을 했다고 VOA는 전했다. 또 닉시 연구원은 “이런 전략이 단기 적으로는 정당성을 가질 수 있지만 비핵화의 진전이 없는 데 대한 국내 정치계의 강한
비판과 김정은의 태도가 언제든 호전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취약성을 갖는다”고 지적했다고 VOA는 전했다.
[조영환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