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의 손 |
김병직 문화일보 논설위원
일종의 풍자적 패러디인데, 요즘 문재인 정부를 ‘마이너스의 손’에 비유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사석에서 나라 걱정하면서 안주용 화제로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 내용이 통렬하다. 디플레이션 공포를 몰고 온 마이너스 물가가 있다. 한국경제의 버팀 목이었던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 이다.
문 정부 코드정책에 총대를 멘 공공기관 역시 피멍이 든 채 ‘M(마이너 스)의 공포’에 빠져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에 앞장선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10년 만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전력은 탈원전 여파로 지난해 적자로 고꾸라졌는데 2023년까지 적자규모가 3조5000억 원까지 늘 것으로 추산됐다. ‘문재인 케어’ 주무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우 문 정부 임기 내 재정적자가 17조 원을 웃돌 거라고 한다.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국내 기업이 지난해 손에 쥔 당기순이익 은 전년 대비 5.3% 줄면서 13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부는 고용 사정이 개선됐다고 강변하지만 ‘세금 일자리’ 거품을 걷어내면
경제 허리인 30, 40대 취업자는 24개월 연속 동반감소 중이고, 제조 업 취업자도 18개월 연속 뒷걸음이다. 3분기 0.4% ‘성장률 쇼크’로 올해 연간 성장률 1%대 추락은 초읽기에 들어갔는데, 이게 언제 마 이너스로 고꾸라질지 모를 일이다. 니다. 경제는 축적해온 결과를 바탕으로 반걸음이라도 앞으로 나가 야 하는데, 요즘 한국경제는 곶감 빼먹듯 모아놓은 걸 갉아먹으며 버티는 형국이다.
문 정부 경제를 ‘비누 경제’에 비유하는 이들도 있다. 차라리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경제가 플러스가 될 거라는 말까지 나올 지 경이다.
숫자로는 노출되지 않지만 나락으로 떨어진 기업인 기(氣)와 경제 의 지 추락은 특히 아프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 며 ‘마이너스의 손’이 이끄는 한국경제의 끝이 어디일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