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보고도 반성 않을 건가 |
김성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라스베이거스로 집중됐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소비자 가전 쇼(CES)’가 지난 7일부터 나흘 동안 열린 까닭이다.
미래의 산업경쟁력을 좌우할 정보기술(IT) 관련 신기술이 모두 모여 각축을 벌인 것이다. 가장 주목받은 분야는, 5세대(G) 이동통신기술 및 이와 결합한 엔터테인먼트, 디지털헬스와 스마트시티 기술이었다.
또 다른 중요 분야는 모빌리티 기술이다. 자율주행을 비롯해 차량용 인포 테인먼트, 차량 공유, 플라잉카, 드론 등이 주목받았다. CES의 전통적 핵심 분야로는, 미래 TV 기술을 위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기반 으로 하는 고화질 8K 디스플레이와 롤러블 디스플레이, 폴더블폰을 위한 접히는 디스플레이 분야의 신제품 경쟁이 치열했다. 하는 실감형 ‘사용자 경험 기반 환경’(UI/UX)을 이용한 e스포츠 등 소비 자 제품들이 또 다른 축을 이루고 있었다.
각종 센서 기술, 정밀제어 기술, 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의 결합물인 서비스로봇과 산업로봇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암호 화폐로 알려진 블록 체인 기술은 자산·금융 거래, 온라인 쇼핑 같은 전자 상거래를 위한 보안 인증 기술로 응용이 확장돼 전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반으로 하는 AI를 통한 기계학습과 보안·인증을 강화하는 블록체인 등 이 기저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CES 2020은 4차 산업혁명의 현실화라 고 요약할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은 미국에서는 ‘디지털 변환’, 유럽에서는 ‘인더스트리 4.0’으로 불리기도 한다. 전통산업에 디지털 혁신이 결합 돼 나타나는 4차 산업혁명은 기업들에 끊임없는 변신과 혁신을 요구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의 경 계가 없어진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의 출현이다. 측정 대상물의 물리적·화학적 특성을 정확히 읽어내고 사람의 동작과 건강 상태를 인 지하고 예측하며, 이동 중이거나 보관 중인 사물을 식별하는 새로운 센서 기술들이 쏟아져 나왔다. 기반 초연결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클라우드 서버에 모인다. 이 빅데이 터들은 그 양의 방대함과 종류의 다양성 때문에
기존 통계적 분석으론 처리 불가능해 AI 기반의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과 슈퍼컴퓨터를 통해 의미 있는 데이터로 분류, 가공된다. 이 데이터들을 특정 응용 분야에 특화된 지식(도메인 놀리지)을 가진 전문가들이 부가 가치가 있는 데이터 형태로 해석해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플랫폼 기술이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를 보유한 통신사업자, 삼성·애플 같은 IT 단말기 제조업체, 자동차·드 론 같은 모빌리티 업체, 의료장비로 대표되는 도메인놀리지 기업들과
이들에 센서·부품·솔루션을 제공하는 벤처들 간에 빅데이터와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형태의 기술과 산업이 도래하고 있다. 위 3위는 우리의 신사업 분야 미래 경쟁력을 가늠케 한다. 우리가 부족한 것은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이 아니라, 신산업의 사업화를 뒷받침해줄 국 가의 정책적 지원이다. 4차 산업혁명에 속하는 대부분의 신기술은 기존 전통산업과의 시장 경쟁이 필연적이다.
신산업과 기존 산업 간의 갈등은 국가가 풀어야 한다. 규제 방식이다. 기존의 허용 대상이 아닌 신기술이 나오면 법을 개정해 야 한다. 우리가 법률 개정에 목을 매는 동안 경쟁국들은 우리를 따돌 리고 멀찌감치 앞서간다.
우리의 유니콘 후보 기업들이 국내에 자리 잡지 못하고 외국으로 나가 거나 외국 기업에 팔리는 이유다. 이번 CES에 정부·여당 고위 관계자가 다수 다녀왔다고 한다.
그들이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깨닫고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통렬히 반성하기를 소망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은 피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