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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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50년 기념비에 김현미는 있고, 박정희는 없다
조선일보 곽래건 기자 2020.07.08 01:30
지난달 추풍령휴게소에 세워져
김현미 이름 새겨진 기념비 - 김천에 지난달 30일 세워진 ‘(경부고속도로) 준공 50주년 기념비’. /한국도로공사
국토교통부가 경부고속도로 개통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기념비에 건설
을 주도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은 빠져있는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경북 김천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추풍령휴게소에 지난달 30일 '(경부고속도로) 준공 50주년 기념비'가
세워졌다.
기념비 2개 중 왼쪽 것엔 김현미 국토부 장관 명의로 "본 고속도로는
5000년 우리 역사에 유례없는 대토목공사이며, 조국 근대화의 초석이
되고 국가발전과 국민생활의 질을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하면 된다'
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국민정신 고취에 크게 기여했다"는 문장이 새겨
져 있다.
오른쪽 기념비엔 발주처였던 건설부 관계자와 시공 업체 직원 등 531명
의 명단이 적혀 있다. 하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다.
한국도로공사는 "요즘 개통된 고속도로는 건설 공사 참여자의 이름이 적
힌 기념비가 있는데,
경부고속도로는 이런 기념비가 없었다"며 "경부고속도로 건설 주역들이
모인 '7·7회'에서 이런 기념비를 세워달라고 요청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도로공사는 "기념비 바로 옆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문장이 새겨
진 준공기념탑이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하지만 "경부고속도로 건설 결단을 내린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인데, 이름
조차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도로공사의 해명대로 1970년 7월 7일 세워진 준공기념탑엔 "서울 부산 간
고속도로는 조국 근대화의 길이며 국토통일의 길이다"라는 문구가 박정희
전 대통령 명의로 새겨져 있다.
이번에 새로 세워진 기념비 2개는 그 바로 옆에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19
70년을 상징하는 '1970' 숫자 조형물과 함께 세워져 있다. 기념비엔 "건설
당시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땀과 열정을 쏟아 헌신한
건설역군들을 비롯한 설계 및 건설업체명을 새겨 후세에 기리고자 한다"는
취지가 적혀 있다. 주원, 이한림 등 공사 당시 건설부 장관을 지낸 이들 이름
도 올라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이 없는 것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당시 공사에 직접
참여했던 분들의 노고를 기린다는 취지"라고 했다. 하지만 박경부(80) 7·7
회 회장은 7일 본지 통화에서
"우리가 건설 과정에 참여한 기념비를 세워달라고 요청한 것은 맞는다"면
서도 "경부고속도로의 주역인 박 전 대통령 이름을 넣고 싶은 마음은 있었
지만, 도로 관리 주무 부처가 국토교통부라고 해 (김현미) 장관 이름이 들
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posted by
조 쿠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