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26. 07:02
카테고리 없음
'여자' 추미애, 박원순 사건부터 명을 내려라
법무장관 추미애는 자신을 '별님'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본인이 공개한
카카오톡 캡처 사진에 그렇게 나와 있다. 성(姓) 때문에 지지자들이 달님
(moon)이라 부르는 문재인 대통령과 한 팀이란 뜻인 듯하다.
지난 22일 국회 대정부 질의 영상을 보다가 참으로 안 어울리는 별명이란
생각이 굳어졌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명을 거역했다'며 핏대
를 올려 왔는데 그 분노가 이번 질의 때 제대로 폭발했다.
김태흠 의원(미래통합당) 질문에 말이 점점 거칠어졌고 급기야 이렇게 화를
냈다. "최강욱이는 그런 말(수명자)을 쓸 수 있고, 남자고! 여자인 법무부 장
관은 '수명자'라는 단어를 쓰면 안 된다고 하시고… 엉?"
(최강욱 의원과 사전 공유했단 의혹이 이는 법무부 문건에 등장하는 단어
'수명자'에 관해 묻자 나온 답이었다.)
추 장관이 코너에 몰리자 여성성을 방패로 내세운 게 처음은 아니다. 얼마
전 휴가에 직원을 대동했다는 논란이 일었을 때 '여성 장관에 대한 언론의
관음 증세가 심각하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관음증은 '다른 사람을 몰래 훔쳐봄으로써 성적(性的) 만족을 얻는 증세'
란 뜻이다. 그는 권력자를 감시한다는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는 언론을
갑자기 '여성 훔쳐보는 관음증 환자'로 몰아버렸다.
그리고 이제, 그의 앞에 박원순 성추행 사건이 왔다. 피해자의 호소가 수
년간 뭉개진 이유, 박 전 시장이 고소 사실을 미리 안 경위에 대한 의혹이
무성한 가운데 23일엔 검찰이 이 사실을 가장 먼저 인지했음이 드러났다.
피해자 측이 서울중앙지검 검사에게 박원순 성추행 건으로 면담을 신청
했는데 검사가 얼마 후 돌연 면담을 취소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가기도
전의 일이며, 지검장도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수사 유출을 조사하던 검찰이 이제 의혹 대상자가 됐다. 특임검사를 도입
해 독립 수사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추 장관은 박원순 사건
에 입장이 없다. '지켜보고 있다'고만 한다.
탈영 의혹을 받는 아들에 대해선 사생활 침해라 발끈하면서 박원순 사건
피해자 2차 가해는 언급을 꺼린다. 국회에서 그 문제가 나오자 역으로
"박원순 피해자는 그렇게 안타까워하면서 제 아들은 왜 엮어서 물어보
나"라고 받아쳤다.
그는 민주당 대표 시절 "엄마 된 심정으로 그릇된 성 문화를 바꾸겠다"고
했는데 그게 진짜로 엄마 마음이란 얘기였나 보다.
미국의 존경받는 여성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7)는 '미투' 운동이
확산할 때 피해자와 연대(連帶)한다는 목소리를 반복적으로 냈다. "용기
를 내십시오. 우리가 여기 있습니다. 힘도 갖췄고 수도 적지 않습니다"라
고 피해자 편에 섰다.
자칭 '여자' 추 장관은 모르겠단다. 지지 선언까지는 못할지언정 필요할
땐 여자라고 방어하다가 껄끄러운 권력형 성추행엔 '지켜보고만 있다'고
하는 모습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가.
다분히 정치적 사건을 '검·언 유착'이라 단정하고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했
던 사람이 추 장관이다. 박원순 건만큼 국민을 경악하게 한 성추행 사건도
드물다.
추 장관이 그토록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독립적인 수사와 '최고 지휘 감독
권자의 명'은 이런 때를 위해 존재한다. 어째, 이번엔 명하기 싫은가. 그럼
'여성'이라고 다시는 내세우지 마라.
posted by
조 쿠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