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아들 전입때 ‘野대표 아들 오니 참고해라’ 미군에 알렸다”
당시 인사과 근무했던 병사 증언 “자대 결정직후 신경쓰라 전화 와”
장근욱 기자 .chosun.com 2020.09.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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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추미애(왼쪽) 법무장관이 '엄마 신분을 내색하지 않는 아들'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서모(27)씨의 2017년 초 카투사(KATUSA) 부대 배치
당일, 외부 전화를 받은 부대 간부가 미군들에게도 서씨의 신분을 알리며 잘
챙기라는 취지로 통보했다는 당시 부대 동료 증언이 나왔다.
현재 서씨는 군(軍) 휴가 미(未)복귀 등 부실 복무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씨는 2016년 11월 입대, 이듬해 1월 25일 카투사신병교육대(KTA)
수료식과 함께 추첨을 거쳐 경기 의정부의 카투사 부대로 배속됐다.
그 직후, 서씨가 자대(自隊)에 도착하기도 전에 서씨 부대 인사과에 전화가
걸려왔다고 한다. 당시 부대 인사과에서 복무했던 병사 A씨는 18일 본지에
“서씨의 자대 배치가 결정된 직후 ‘민주당 대표의 아들이 그 부대로 가니
신경 쓰라’는 전화가 걸려왔다”며 “전화를 건 사람은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직접 그 전화를 받아 지원반장(상사)에게 넘
겼다”고 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되고 있었고, 추 장관은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A씨는 “통화를 마친 지원반장이 나를 데리고 서씨가 배속될 부서인 ‘배틀중대
본부’를 돌면서 미군들에게 ‘여당 당대표가 될 사람의 아들이 여기로 올 것이니
참고하라’고 통보했고, 그 말을 내가 직접 통역했다”고 했다.
다만, 지원반장은 선임병장들 앞에서는 “(서씨에게) 우리 중대에서 특혜 같은
것 바랄 생각하지 말라고 하라”고 했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는 “KTA에서 추첨이 끝나면 각 부대로 전입 병사의 이름, 사진, 연락처
등 기본 정보가 전송되지만, 가족 관계 등 자세한 신상 정보는 병사가 부대에
도착해 신상 카드를 적어야 알 수 있는 사항”이라며 “우리 부대에 국회의원
아들, 전직 장관 아들 등 유력 인사 자제들이 여럿 있었지만,
‘누구 아들이 온다’는 식의 전화가 미리 걸려온 것도, 지원반장이 미군들에게
‘참고하라’고 말하고 다닌 것도 서씨가 처음”이라고 했다.
2017년 6월 서씨 휴가 복귀일 당직사병이었던 현모(26)씨도 최근 본지 인
터뷰에서 “미군 중대장이 자신의 전별 행사 자리에서 부대원들에게 ‘서씨가
정치인의 아들(son of a politician)이라던데 잘해주라’고 당부한 사실이 있
다”고 밝힌 바 있다.
현씨는 “그게 공식적인 행사에서 전파해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인가 하는 생각
을 했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추 장관은 최근까지도 아들 서씨가 ‘엄마의 신
분’을 밝히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지난 17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이 서씨 휴가 의혹에
관한 질의를 하자, 추 장관은 “(아들이) 평범하게 잘 자라주고 엄마의 신분을
내색하지 않고 자기 길을 헤쳐나가고 있다”며 “제 아들이 참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또 방송인 김어준은 16일 아침 방송에 ‘카투사 동료 C씨’라는 인물을 출연
시켜 “서씨는 단 한 번도 군 생활을 하면서 어머니 이름을 내세우거나 특혜
를 바라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발언을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