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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쿠먼
좋은 것만 찾아 다니기란 어려운 일이겠지만 일상 생활을 긍정적인 사고로 접하자는 주장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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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28. 06:59 카테고리 없음

이신우 문화일보 논설고문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소득주도성장의 추진 방향’이라는

제목하에 두 개의 그림표가 실려 있다. 하나는 ‘낙수효과’이고 다른 하나는 ‘분수효과’

다. 이에 따르면 낙수효과는 대기업·고소득층 소득 증대→ 투자 증가→ 경기성장의 궤

도를 밟게 되지만, 대기업·고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투자 증가를 가져오는 데 근본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분수효과에서는 저소득층 복지 증대와 일자리 증대→ 소득·소비 증가→ 경기

성장의 궤를 밟아가는데 어느 곳에서도 ‘한계’라는 표시가 달려 있지 않다.

과연 그런가. 불행히도 현실은 정반대를 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캐치프레이즈

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우리 국민은 소득이 감소하는 한편 소비도 줄어드는 악

순환에 빠져 있다. 2017년 5월 문 정부가 출범한 이후 3년간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이 오히려 소득 불평등을 더 심화시켰다는 비판이 넘쳐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근로

소득은 3.3% 감소한 데 반해 상위 20%인 5분위 근로소득은 2.6% 증가했다. 계층

간 불균형을 나타내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41배로 전년 동기의

5.18배에 비해 더 나빠졌다.

그래서인가? 언젠가부터 현 정부 인사들의 입에서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말이 쏙 들

어가 버렸다. 문 대통령도 지난해 5월 이후 각종 연설·메시지 등에서 정부의 핵심

기조였던 ‘소득주도성장’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결국 요란한 구호가 지나간 자리에 “소주성이야말로 마차가 말을 끄는 격”이라거나

“물에 빠진 사람이 자기 손으로 자기 머리를 잡아당기면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망상” “개구리가 울면 비가 오니 개구리를 때려서 비가 오게 하겠다는 소리”라는

비아냥들만 여기저기 남아 있다.

소득주도성장론의 성지(聖地)는 이처럼 낙엽이 굴러다니는 공터로 변해 버렸지만,

한 구석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사무실에는 올해도 30억 원 수준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내년에도 27억4500만 원이 투입된다.

 

따지고 보면 소주성 정책은 이쪽 주머니를 털어 저쪽 주머니에 넣어주는 이전(移轉)

소득에 불과하다. 결국 정부가 이런 행위를 대신해주는 것뿐이며, 그 과정에서 그렇

고 그런 관계자들만 막대한 비율의 ‘개평’을 챙기는 셈이다.

posted by 조 쿠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