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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1. 07:10 카테고리 없음

 

코스피 3,000      [횡설수설/허진석]

 

허진석 동앙일보 논설위원 2021-01-01 03:18

 

코스피가 지난해 말 2,873.4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30.8%

나 올랐다. 주요 20개국(G20) 중 상승률이 1위다. 지난해 3월 19일 장중 1,439.

43까지 떨어진 것을 생각하면 더 극적이다.

 

기관이나 외국인이 아닌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에 적극 나선

것이 여느 해와 달랐다. 황소장이 연출되다 보니 전 국민이 주식 투자에 나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투자를 처음 하는 사람이 늘어 ‘주린이’(주식과 어린이를 합친 조어로 주식 초보

를 의미)라는 말이 나왔고, 대학생들이 학교를 가는 대신 온라인에서 주식 공부를 

하는 게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지난해 9월 기준 6개 증권사 신규 주식 계좌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였다. 미성년

의 초중고교생 자녀에게 주식을 사주는 부모도 늘었다. 세계 증시도 많이 올랐다.

세계 상장 기업 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 18일 100조1872억 달러(약 11경 원)로

사상 처음 100조 달러를 넘었다.

 

세계 시총은 그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 약간 못 미쳐 왔는데, 국제통화기금

(IMF)이 추산한 지난해 세계 GDP 83조 달러를 20% 이상 넘어 사상 최고 수준

이다. 세계 시총은 지난해에만 17%(약 15조 달러) 늘었다.

 

▷증시 상승에는 코로나19 아이러니도 역할을 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시장경

제의 ‘신경줄’이라고 할 수 있는 ‘거래’를 파괴하고 있다. 사람들이 만나야 거래가

이뤄지고, 그래야 돈이 돌고, 다시 다른 거래로 이어지면서 경제가 성장한다.

 

바이러스로 실물경제가 망가질 것이 뻔하니 각국이 통화와 재정을 풀었고 유동성

이 풍부해지면서 주가 상승에 일조한 것이다. 코스피가 한창 오르면서 ‘곱버스’

(곱하기+인버스)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곱버스는 주가지수가 떨어질 때 2배

(곱하기)로 수익이 나도록(인버스) 설계된 상품이다.

 

이 상품의 인기가 오른다는 건 주가가 오를 만큼 올랐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는 의

미다. 이미 백신이 나왔고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 통화당국이 금리 인상 등 

시중 유동성을 줄이는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곱버스 인기에 힘을 싣는다.

 

▷새해 계획을 세우며 주식 투자를 고민하는 이가 적지 않다. 국내 증권사 최고

경영자의 절반가량은 주가 3,000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가 대형

투자은행 JP모건은 3,200 선까지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위험도 잊어선 안 된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2000년 닷컴버블 고점 때의 지수를 회복하는 데 15년 걸리기

도 했다. 주가 예상에서 진리가 있다면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것이다. 물론 골

이 깊으면 산도 높지만.

 

허진석 논설위원 jameshur@donga.com

 

posted by 조 쿠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