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0.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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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文 정권 마지막 날도 前 정부 탓하며 끝날 것
문재인 정권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을
조사한다면서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부터 조사하겠다고 했다. 3기
신도시 계획은 2018년 처음 발표됐는데 그 5년 전에 땅을 산 사람들까
지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LH 직원 투기 의혹부터 제대로 밝혀낸 다음 조사를 확대해
도 될 텐데 이런 말부터 앞세우는 것은 전 정부를 끌고 들어가려는 의도다.
때 맞춰 민주당은 2017년 검찰 수사가 이미 이뤄졌던 부산 주상복합건물
분양 특혜 의혹을 다시 들고 나왔다.
야당 서울시장 후보를 공격하는 의혹도 제기했다. 선거를 앞두고 닥치는
대로 물타기하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처음 LH 땅 투기 문제가 불거졌
을때 “뿌리 깊은 부패 구조에 기인한 것인지 규명하라”고 했다.
그때부터 전 정권 탓을 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정권은 문
제가 생길 때마다 ‘전 정부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한다. 집권 4년을 지나
임기를 1년 남겨둔 정권 말기에도 여전히 전 정부를 탓을 한다.
민주당 원내대표는 아파트값 폭등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누적된
부동산 부양 정책 때문”이라고 했다. 국토부 장관은 “정권을 물려받았을
때 모든 부동산 규제가 다 풀어진 상태”라고 했다. 법무부 장관은 부동산
폭등이 “박정희 개발독재시대 부패권력과 재벌이 유착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
며 국회에서 소리를 질렀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이명박 정부 때는 떨어졌
고 박근혜 정부 때는 10% 정도만 올랐다. 25차례 부동산 정책에도 폭등을
잡지 못한 무능한 사람들이 전 정부 탓, 언론 탓, 국민 탓을 한다.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이상한 경제 실험으로 경제를 악화시킨 청와대는 “이
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경제 활력을 잃었는데 회복하는 중”이라고 했다. 고
용 참사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산업 전반의 구조 개선을 소홀히 한 결과”
라고 했다.
대통령은 수해로 민심이 나빠지자 전전(前前) 정부의 4대강 사업부터 공격
했다. 라임·옵티머스 등 펀드 사태에 대해선 “전 정부가 사모펀드 규제를 대
폭 완화해 사기꾼을 양성했다”고 했다.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고 징용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사법 농단’으로 몰던
정권은 일본의 협조가 절실해지자 전 정부의 합의를 복원하려고 한다. 그
러면서 주일 대사는 “전 정부 때 짐들을 저희가 한꺼번에 치워야 되는 꼴”
이라고 전 정부 탓을 했다.
20대 지지율 하락을 전 정권의 교육 탓으로 돌린 여당 의원도 있었다. 국정
잘못이 있으면 근원을 찾아 고쳐야 한다. 그런데 자기 반성 없이 전 정부 탓,
야당 탓, 국민 탓으로 돌리며 물타기할 궁리만 한다.
이들의 특이한 행태로 볼 때 정권 마지막 날까지 그럴 것 같다.
posted by
조 쿠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