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월 하순에는 날씨가 포근하여 낮 기온이 15도 내외까지
올라서 농사 지을 마음에 시동이 걸렸다.
사내면 농협에 들려서 '맛 좋은 시금치', '그린 애 호박',
'맛깔 산고추', '찰 옥수수' 모종 내는데 쓸 "상토" 한 포대,
를 골라서 계산대에 와서 보니까 맛깔 산고추는 조그마한
포장 하나에 22,000 원(!) - 비싸다는 말도 못하고 카드를
긁었다.
계산을 마치고나서 고추가 왜 그리 비싸냐 물으니 씨가 무려
1,200 개나 들어 있단다. 고추가 제일 많이 달리는 덜 매운
거라는 설명에 기대는 되지만 아무래도 고추 씨 필요한 이에게
나누어 길렀으면 좋겠다.
인터넷에서 연못에 심을 백련, 홍련, 상사홍련, 꽃 창포
씨앗을 주문하여 놓았고 작년에 연습하고 남은 여러가지
채소 씨앗도 여러가지가 2년동안 발아된다하여 보관하고
있다.
작년에 뒤늦게 심어 자라던 채소들을 비닐로 씌워놓고
겨울을 다 지냈다싶어 며칠 전에 열어보니 쪽파만 건강하게
살아있고 적상추는 세 놈만영하 24도의 강추위에도 버텨
준 게 너무 고마울 뿐이다.
삼월 중순경에 그냥 땅에다 씨만 뿌려도 제대로 자란다는데
부지런히 길러서 무공해 채소를 먹을양으로 모종 판 일곱
개에다 상토를 채워넣고 젓가락으로 구멍을 내고 씨앗을
하나 하나씩 넣어보았지만 초짜에게는 어려운 일이어서
어떤 구멍에는 두개 또는 세 개씩이나 떨어져 들어가는데
그 놈들을 주워내기란 또 다른 어려운 일임에 틀림 없다.
맛깔 산고추 140 개, 그린 애 호박 64 개, 먹고 남은 대파
뿌리 20 여개, 강아지 먹이는 해바라기 씨를 연습으로
발아하는지 보려고 다섯 개를 심었더니 나흘만에 뿌리가
4미리 정도는 나오고 있다.
낮에는 햇볕에 놓아두고 저녁이면 조그만 집에 옮겨 두고
초짜에게는 즐거운 일이어왔는데 2 월 28일과3 월 1일에는
눈이 제법 많이와서 집안에 그냥 두어보니 상토라는 모종용
흙이 향기롭지 못한 낸새를 풍겨나지만 그래도 좋다.
이번 주말까지는 다시 영하 11도를 오르내린다하니 당분간은
햇빛 없이 집안에서 키우는 수 밖에 없을 형편이다.
이웃에서 얻은 상추같은 배추 씨를 한 움큼이나 얻어서 조금
을 물속에 사흘 두었다가 스티로폴 상자에 한 알씩 심으려니까
물에 젖어서 마음대로 아니되길래 그냥 뿌려 놓았더니 얘들이
마치 중공군 인해전술이라도 하는양 무지 빽빽하게 나오기
시작하여 고맙기는 하지만 얘들을 땅으로 옯겨 심을 때에는
초짜를 꽤나 고생시킬 것 같다.
여기 저기 상자에 모종 낸다고 심어놓고 이름표를 안 붙여놓아서
누가 누구인지는 한 동안 지나야 알게 될 것 같아 답답하다.
용담골 강아지들이 제법 어른스러워져서 이제는 세 놈들이 각기
떨어져 살아가고 있는데, 이는 복순이와 복실이는 만나기만하면
순위 다틈하느라 죽기 살기로 싸움질을 하는 탓이고ㅡ 복돌이는
어른이랍시고 두 놈을 너무 가깝게 하려는 조숙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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