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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쿠먼
좋은 것만 찾아 다니기란 어려운 일이겠지만 일상 생활을 긍정적인 사고로 접하자는 주장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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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6. 08:54 一石 컬럼
귀신과의 대화

2001 년 4 월 어느 주말에 벗 천사령이 산청에 가서 천도제를 올릴 일이
있다고 동행하자 하여 산청군 생초면에 있는 절에 다녀온 일이 있다.

왕년에 벗이 산청 서장을 할 때에 어느 면의 파출소장을 하던 분을 위한
천도제로, 그 어른이 나이도 많이 들어 정년이 가깝도록 일한 분이었는데,

젊어서 바람을 많이 피운 탓에 애들도 큰 집 작은 집에 여럿이 있었으나
수신제가가 잘 못되어서 아무도 그의 노후를 돌보아 주는 아해가 없어서
아주 어렵게 그리고 초라하게 생을 마감하였다는데,

그의 공직 생활만은 본 받을 일을 많이 하였던 고로 벗은 그의 사후 천도를
사비로 모셨던 것으로 숨겨진 고운 일이어서 기억을 되 살리고자 한다.

천도제에 참석 하신 분 중에 일정 때 진주사범 3회 졸업 하신 분으로 초등학교
교장 선생 님도 정년까지 하신 분이신데, 이 어른이 “귀신”과 대화를 나누
시는 분으로 아는 사람들에게는 반신반의 하면서도 추앙 받고 있는 분이다.

천도제를 다 지내고 공양을 하면서 벗이 교장 선생 님에게 물었다.

“교장 선생 님, 천도제 받은 사람 만나 봤어요 ?” 하니, 만나서 대화까지
나누었단다.

“그 친구가 자기 천도제를 지내 준다니까, 남루한 차림으로 고개 숙이고
부끄러워 하며 들어오자마자 정신 없이 제에 놓인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길래 그대로 두었단다”

실컷 먹고 나서 제가 끝나니까 교장 선생님에게 “천 서장 님에게 너무 고맙다고
전하여 달라면서” 말로 인사 치례를 하고 구천을 떠난다며 급히 절을 떠나더란다.

나이 팔순 되는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그의 표정을 읽으며 들었는데, 티 하나
없는 사실을 그대로 전갈하는 순수한 표현으로 읽혀졌는데 이 글을 읽는 이의
이해도는 내가 헤아릴 수가 없을 뿐이다.

지난 팔월 초에 함양 백전면에서 여러가족이 하루를 보낼 때 “지리산 산신령이
여자에서 남자로 최근에 바뀌었다는” 벗의 말이 바로 그 교장 선생 님으로 부터
들은 것으로 이해하였다.


2002년 09월 01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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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 쿠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