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9. 06:33
카테고리 없음
'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24372건
- 2021.04.29 ‘4·27 쇼’ 3년…안보와 국격 허물었다
- 2021.04.28 [분수대] 딴지
- 2021.04.28 민사고를 ‘민족주체고’로 바꾸려는 이유
- 2021.04.28 바이든이 규제강화 나서자… 애플 “5년간 美에 4300억달러 투자” 발표
2021. 4. 28. 06:34
카테고리 없음
[분수대] 딴지
[중앙일보] 박진석 사회에디터 2021.04.28 00:22
얼마나 오래 뒹굴었는지 모른다. 지난 세기말 기자는 눈물을 훔치고
배꼽을 잡으면서 바닥에 연신 쓰러졌다. 기자뿐만이 아니었다. 신문
명이었던 인터넷의 총아 ‘딴지일보’를 처음 접한 젊은이들은 대부분
정좌(正坐)와는 거리가 먼 자세로 그 콘텐트를 소비했다.
전에 없던 기상천외한 문체에 진보 양념을 곁들여 기성 권위에 끊임
없이 딴지를 걸었던 그 매체는 젊은 층의 열광적 반응을 끌어냈다.
열광의 원인 중 하나는 가벼움이었다. 그 매체, 그리고 ‘털보 총수’는
진지한 체하지 않았다. 만만치 않은 담론도 폭소와 실소, 조소를 곁들
여 한없이 가볍게 만들었다.
배설기관을 뜻하는 속어를 남발하고 한국 대표 욕설을 감탄사처럼 써
먹으며 사실과 억측이 뒤섞인 음모론을 제멋대로 떠들어댔지만 아무도
문제 삼지 않은 이유다. 그 가벼움은 총수가 성인용품을 팔든, 무슨 짓
을 하든 면죄부로 작용했다.
2010년대 신병기인 팟캐스트를 들고 돌아온 그는 약간 달라 보였다. 가
벼움과 음모론이 주 무기라는 건 동일했지만, 도구가 글에서 말로 바뀌
면서 파괴력은 배가됐다.
여과 장치 없는 말이라는 도구의 특성상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도 늘어
났고 정파성도 한층 강해졌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개인 매체인 팟캐스트
는 수인한도(受忍限度)가 컸다.
그러다가 혁명이 일어났다. 총수는 일순간 공중파의 주요 자리를 꿰찼다.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가 공공재이며 세금의 산물인 공중파에서도
전매 특허인 가벼움과 음모론, 그리고 한층 강해진 정파성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총수는 부자가 됐다. 자칭 타칭 언론인 중 총수보다 많은 보수를
받았다는 이는 본 적이 없다. “사상과 돈벌이가 불분명하게 연결됐다.
사나운 혁명가 중 많은 사람이 공화국에 공헌한 그만큼 난폭하게 돈을
챙기기 시작했다.” 슈테판 츠바이크가 프랑스 혁명의 주역들을 비꼬면
서 내뱉은 이 말이 낯설지 않은 상황이다.
총수는 자리를 내놓으라는 노골적 압박에 직면해있다. 방송국의 편성·
보도·제작의 자유를 침해할 순 없지만, 왠지 총수에게 딴지를 걸고 싶
다. 이제 맞지 않는 옷은 벗어버리고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낄낄거
리며 특유의 가벼움을 마음껏 과시하면 어떨까.
20여 년 전 그때를 그리워하는 이가 기자만은 아닐 것이다.
박진석 사회에디터
2021. 4. 28. 06:22
카테고리 없음
민사고를 ‘민족주체고’로 바꾸려는 이유
곽수근 조선일보 기자 2021.04.28 03:00 |
식재료 새벽 배송으로 국내 시장을 사로잡고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마켓컬리, 허리둘레·식습관·운동량 등을 감지하는 스마트 벨트
로 유명한 웰트. 두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창업자인 대표가 자율형사
립고(자사고)인 민족사관고 출신이라는 점이다.
올해 개교 25주년을 맞은 민사고는 졸업생들이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지만 자진 폐교를 검토 중이다. 정부가 2025년 3월
부터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강제 전환하기로 예고해
학교 존립이 4년밖에 안 남은 시한부 수명이기 때문이다.
도심에 있는 다른 자사고·외고와 달리 민사고는 강원도 횡성 외곽에
자리 잡은 기숙형 학교다. 지금은 전국 학생이 지원할 수 있지만 4년
후 일반고로 바뀌면 강원 지역 학생들만 지원 가능해 정원조차 채우기
어렵다는 게 학교 입장이다.
폐교 위기에 놓인 민사고는 학교명을 ‘민족주체고’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해 9월 학교법인 이름을 민족사관학원에서
민족주체학원으로 바꿨다. “북한의 주체사상을 연상시키는데 왜 바
꾸느냐”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절박함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기 위해
이런 상황을 감수하고 있다고 한다.
민사고는 “설립자(최명재 전 파스퇴르유업 회장)가 학교를 세울 때
교훈의 첫머리에 나오는 민족 주체를 학교 이름에 담으려고 했지만
주체라는 단어의 이념적인 선입견이 강해 사관이라는 단어로 대체
했다”며 “통일 이후 민족주체고로 바꾸려 했는데 2025년 이후에는
학교 존립이 어려워 설립 당시 구상했던 이름이라도 대한민국 교육
사에 남기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사고처럼 자사고로 운영되는 학교와 외고·국제고는 정부로부터 예
산 지원을 받지 않는다. 등록금으로 교사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충당
하고 있다. 이 학교들을 일반고로 전환하면 인건비·운영비 등을 정부
예산으로 대야 한다.
교육 당국은 일반고 전환으로 추가 투입해야 할 예산이 연간 2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전국 모든 고교에 연간 1억원씩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을 멀쩡한 자사고·외고 죽이기 대가로 쓰게 되는 셈이다.
이벤트 참여하기
문재인 정부는 학생·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자사고·외고는 없애기로 한
반면, 학력 저하 문제가 논란인 혁신학교는 대선 공약이라는 이유로
대폭 확대하고 있다.
혁신학교는 교사의 수업 자율권을 확대하고 학생 인권을 강조하는 학
교로 친(親)전교조 교육감들이 강조하는 공교육 강화 모델이다. 일반
초·중·고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연간 평균 3000만원 정도 예산을
추가 지원받는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1164개였던 혁신학교 수는 올해 2165
곳이 돼 2배 가까이로 늘었고, 지난해 지원액은 6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4년간 지원액은 2000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서울의 일부 혁신
학교는 학부모들 반대로 무산되는 등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국민 세금을 추가 투입하고도 외면받는 혁신학교는 확대하고, 자립 재
정으로 운영되는 자사고는 문을 닫는다는 정부가 교육 혁신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서울의 한 학원 운영자는 “장사가 잘되면 임차인 내쫓고 그 가게를 차
지하는 건물주 행태나, 자사고·외고 없애고 혁신학교 밀어주는 현 정부
방침이나 ‘잘하는 쪽 발목 잡는 것’은 같은 것 아니냐”고 했다.
학교가 사라지기 전에 이름이라도 민족주체고로 바꾸겠다는 민족사관
고의 외침은 자사고 죽이기를 멈춰달라는 요청에 귀를 닫은 정부를
향한 몸부림과 다름없다.
2021. 4. 28. 06:13
카테고리 없음
바이든이 규제강화 나서자… 애플 “5년간 美에 4300억달러 투자” 발표
박건형 조선일보 기자 2021.04.27 20:44 |
애플이 향후 5년간 미국에서 신사옥 건립과 인공지능(AI)·5G(5세대
통신), 독자 반도체 개발에 4300억달러(약 478조원)를 쏟아부어 2만
명을 추가 고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구글도 올해 1만명을 더 고용한
다고 발표했고, 아마존도 5000명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대표 테크 공룡들이 경쟁하듯 ‘역대급’ 고용·투자안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자신들의 가치를 환기하고, 이를 통해 거대 IT·
인터넷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 움직임도 피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