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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쿠먼
좋은 것만 찾아 다니기란 어려운 일이겠지만 일상 생활을 긍정적인 사고로 접하자는 주장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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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20. 15:16 一石 컬럼


용담리 455 번지에 착공을 18일 오전 8 시에 한다하여

신나는 기분으로 용담골에 들어 섰지만 터 고르기 하는

장비가 보이질 않는다.

약이 올라서 시공사 사장에게 전화를 할려니까, 이를 (!)

손 전화를 집에 놓고 온 걸 그제야 알게되었다.

마누라 전화로 호통을 치려니까, 장비가 제발로 화천에서

현장으로 오다가 고장이 났기에 내일로 미루어야 겠다며

내게 전화를 하니 안 받더라는 것 - 그래서 문자로 통지

했다하니 할 말이 없을 수 밖에.

100 미리 관정의 우물은 지난 5일에 파 놓았고 수심만 20미터

가 확인 되었다하니 공사용 가설 전기가 들어와야 겠는데

한전에서 이게 한 달에서 달포가 걸린단다.

시공업자는 물과 전기가 있어야 집터 기초 공사부터 제대로 돌아

간단다. 바로 위에 있는 파프리카 농장 주인을 만나서 내 지번에

전기 들어올 때까지 전기를 사서 쓰게 해달라니까 그 친구

지 동네에 이웃 시촌이 생긴다고 흔쾌히 받아들여 고마웠다.

그리하여 4.19 50주년 기념일에 착공을 하게되어 용담골에

다다르기 전에 사창리에서 건물 위의 음식점 간판 중에 "막국수"를

찾아 점심을 하게 되었는데 이 집이 서울 어디에 갔다 놓아도

흠없는 큼지막하고 깨끗하고 촌구석이라는 티가 없다.

넓은 홀에 평일 점심 시간에 손님이라고는 우리 내외 뿐 -

벽 곳곳에 방귀 끼고도 남을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는게 범상치

않았지만 종업원 7여명이 점심을 들고 있다가 그중 졸개인듯

싶은 젊은이가 무얼 들겠느냐고 묻는다.

막국수 하나와 만두국 하나로 (둘이서 반반 먹으려) 주문을 하여

놓고 메뉴 간판을 보니 초등 학생은 셀프 서비스 메뉴가 공짜이고

일반 사람들은 3,000 원 정 - 매우 정갈한 반찬과 밥은 지 마음대로

퍼다 먹을 수 있는 조금은 손님이나 외출 나온 군인들에게 봉사하는

음식점이지 영업 위주의 식당은 아닌게 분명하다.

한 십여분 지나서 다른 종업원이 다가 오더니 막국수 하는 분이

낮술을 조금 하여 못 만들게 되었으니 다른 걸로 주문 하란다.

나도 촌놈이 되려하지만 어딘가 심사가 틀린다. 할 수 없이

만두국 두개로 바꾸고 기다리기로 하였다.

주방장처럼 생긴 머리에 고깔을 쓴 친구가 밥을 다 먹었는지

밖으로 나가면서 나를 힐끗 처다보고 나가더니 바로 옆집의

횡성 한우 고기집으로 들어가는 게 보였다.

얼마 있다가 그 친구가 샌드위치 두 개를 들고 들어 와서

한 종업원에게 우리에게 갔다주라 하였는지 들고와서

기다리는 동안 드시란다.

일단은 고맙다하고 먹어보니 역시 수준급이다.

알고보니 주방장이 사창리 "뚤레쥬르"도 직접 제빵까지

하는주인이었다.

주방장이 내게 막국수를 누가 먹을 거냐고 시비를 건다.

내가 먹으려 했다하니 지가 직접 만들어 준다하며 막국수를

3대 째 하고 있으니 실력 발휘를 하겠다며 주방으로 들어선다.

별 희안한 친구다. 주인이고 주방장인데 막국수는 지만 만드는

집이고 다른 종업원은 아직 못 배운 모양인지 안 가르쳐 주는지

헷갈리는 집이다.

낮 술먹고 막국수 장사 아니하겠다고 선언했던 친구가 뭔 정신으로

뚜레쥬르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었는지, 왜 갑자기 막국수 장사를

하겠다고 변덕을 부렸는지 아리송하였다.

어찌했거나 음식은 일품이었다.

밥을 먹으면서 슬슬 나도 시비를 건네게 되었다.

여기 저기 있는 서예작품들이 어떠한 연고로 와 있느냐,

대단한 작품들이다라고 건네니, 이 친구가 신명이 난다.

아주 잘 쓴 거는 지 스승의 것들이고 좀 시원찮은 거는

지 솜씨란다. 40 넘어서 서울에 가서 배웠단다.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이 친구가 가업을 이어가기는

외할머니에게서 아버지에게서 배워 효도하느라 시골에

있는 친구이지 미스테리가 하나 둘이 아니다.

이 집을 찾아오게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 달전에 점심을 먹으려고 사창리를 찾아다니다가

어느 모텔의 옥상에 "막국수" 광고판을 보고 찾아 갔지만

그냥 모텔 뿐이어서 문 닫은 음식점으로 알고 지나쳤는데

어제는 그 모텔의 안으로 들어가서 주인인듯한 여인에게

왜 막국수 간판만 있고 음식점이 없느냐니까, 이 여인이

밖으로 나와서 그 집까지 친절히 안내를 해주어 들어 가는데

막국수 집은 아니고 제법 고급스러운 곳이었다.

참 희안한 그리고 우연한 경우였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주방장이 내게 어찌 사창리까지 와서 점심을 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을 한다.

내 대답은 용담골에 작년에 조그만 땅떼기 하나를 사놓고

둥지를 틀어 한 삼십 년만 살려고 오늘 정지 공사 시작한다

하니, 이 친구가 용담골은 지가 구석구석 알고 있으며 또

풍수지리도 안다며 식당 일 제쳐두고 구경을 시켜 달라고 조른다.

밥 다먹고 그 친구를 모시고 현장에 가보니 장비가 정지 작업을

거의 3/2 가량 하고 있었다. 풍수 좀 읊는 다던 친구가 정말

좋은 땅이란다.

대충 시공사장하고 이야기 하고 주방장을 모시고 그 식당으로 가던

중에 그 친구 왈, 사창리에 하고 있는 영업이 찜질방, 모텔, 횡성 한우

음식점, 뚜레루즈, 킴스 마켓 등등 욕심이 대단히 많은 친구이지만,

지는 뭔가를 베풀어 가며 살고 있단다.

그 친구 나이는 귀골의 55세, 낮술을 좋아하고 내 둥지 상량 대들보에

한자 실력을 발휘 하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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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 쿠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