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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쿠먼
좋은 것만 찾아 다니기란 어려운 일이겠지만 일상 생활을 긍정적인 사고로 접하자는 주장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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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8. 24. 06:41 一石 컬럼

용담골에는 삽살개 福乭이와 福順이가 같은 식구로 잘 자라고

있읍니다. 복돌이는 작년에 집을 짓고 있는 중에 태어나서

3달이 조금 넘어 광릉골에서 5대가 같이 살던 대가족으로부터

독립하여 용담골에 터를 잡았고, 복순이는 45일의 어린 나이에

족보있는 3대가 살던 남양주에서 이사왔읍니다.

두 마리 모두가 용담골에 온 것이 福이라는 생각에 복자 돌림으로

명명하였읍니다. 하기는 대가족 살림에서 벗어나 어려서부터 단짝으로

둘이서 오순도순 살고있으니 福字는 옳은 돌림자입니다.

복순이가 용담골에 와서 이름을 지어주는 날부터 신통한 것은 지
이름을 알아듣고는 꼬리를 흔드는 것이었고 다른 애들 이름에는
반응이 없고 이는 다른 애들도 같은 반응을 보여주었읍니다.

지난 겨울에 추위가 영하 24도까지 내려간 날씨에도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은 너무도 고마운 애들이었읍니다. 추위를 덜 타라고

저녁에 남아도는 헌 퍼대기를 잘라서 집에 넣어주면 잘자고 일어

나서는 장난감이 없어서인지 밖으로 퍼대기를 꺼내어서 찢어대는

나쁜 습성이 있었읍니다.

야단을 쳐도 듣는 척만 하지 밤에는 잘 깔고 자다가도 아침이 되면

다시 찢어버리는 병(?)이 있는 것 같았읍니다.

복돌이는 6개월이 넘어서서야 숫놈이라고 뒷 다리 하나를 들고 온 집안

곳곳에 조금씩 아껴가며 영역 표시를 시작하였으나 복순이는 영역 표시에는

관심이 없는듯한 군데에 가진 것 전부를 쉬해버리고 있읍니다.

복순이가 어느 정도 자라니까 몸은 반도 안되는 복실이와 서열 싸움질을
시작하더니 날이 갈수록 아주 심하게 쌈박질을 하는 바람에 복실이는
따로 조그만 집을 구하여 살게 하였으나 욘석이 그 추운 겨울에 혼자서
지내는 걸 보면 안쓰러워 미안한 마음이 들고하였읍니다. 봄이 되어 새로이
용담골에 와서 집 짓고 있는 새 이웃에게 복실이는 보내어졌읍니다.

가끔 복실이 있는 곳에 가면 욘석이 반갑다고 꼬리를 마구 흔들어대다가는

발랑 누어서 오줌까지 싸가며 반가운 몸짓을 하는 걸 보면 짐승이라도

착하고도 기억력 좋은 점에 고마워하곤 합니다.

어려서는 얘들의 머리 터럭이 눈을 가리지 않았으나 점점 어른이 되면서는

눈을 완전히 가리고 불편하지도 않은듯 잘 견디며 제 역할을 아주 잘하고

있읍니다.

늘 애기 같던 복돌이와 복순이는 둘다 돌이 넘어서 이제는 으젓한 집안 식구

노릇을 곧잘 합니다. 우편배달부는 이제 낯익은 분이라서 짖는 소리가 주인에게

편지 왔다는 식으로 소리 몇 번 짓고는 맙니다. 그러나 모르는 사람이 오면 갈

때까지 보이면 짓어댑니다.

머리의 터럭이 눈 가리는 걸 잘 보이게 해주려고 이마에 고무줄로 상투를 만들어

주면 곧바로 앞발로 떼어버리곤 합니다. 두 놈이 같은 현상을 보입니다. 잘 안보여도

지들 식대로 살아가겠다는 메시지입니다.

짓는 소리도 이제는 오줌누겠다는 소리도 구분이 갑니다. 그럴 때에는 꼭 혼자만

짖어댑니다. 멀리서 낯선 차가 오는 소리를 들으면 둘이서 같이 우렁차게 짖어

댑니다. 먼저 이상을 발견하고 짖을 때에는 즈네들끼리 의사소통이 잘되는듯

다른 한 녀석도 같이 짖어댑니다.

강아지들이 운동량이 부족하면 땅을 파는 습성이 있다는데 복돌이는 몇 번에 걸친

야단을 맞고는 땅을 파지않고 있으나 복순이는 머리가 나뻐서인지 계속 밤 시간대에

땅을 파는 버릇을 고치지 않고있읍니다.

아침에 복순이가 집에 땅을 파놓은 경우에 주인을 보면 제 집으로 들어가서 눈치만

봅니다. 야단은 맞고싶지 않은 모양입니다. 나쁜 짓 해놓은 걸 알고는 있지만 지가

하고싶은 건 하고야 말겠다는 고집쟁이입니다.

두 녀석이 돌이 넘어 자랐으니 이제는 이세를 위한 합사를 시키려합니다.

posted by 조 쿠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