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꼬맹이가 소파에 방석을 너 댓 개를 받쳐 놓고서야 사진 한 점 찍을 수 있던 녀석이 지난 번 집안의 행사에 거동을 하였는데, 아(!)
욘석이 바닥에 손만 짚으면 벌떡 일어나 즈네 집에서 못 보던 것 투성이라, 뭐부터 잡아서 입에 물고 감정을 할 꺼나 여기 저기를 관찰한 후에 지 맘대로 돌아다니다가 지 손으로 들 수 있는 크기면 들어 만져 보고는 입에 넣어본다.
앉아있다가 일어나는 동작은 나보다 훨씬 유연하고 쉽게 그리고 빠르다.
분명한 어휘는 기껏해야 한 음절에서 두 음절의 다섯 마디인데 지 누나도 그 나이에 못하던 “밥”을 소리 내는데, 입에 음식을 삼키고 나면 “밥 !”이라 소리 친다. 말을 못할 뿐이지 지 양이 차면 고개를 돌려버려 거절한다.
언어가 없이도 지 의사 표시는 훌륭하게 해내는 것이 “wonder” 그 자체이다. 누구 어디 있냐 물으면 시선을 돌려서 응답한다.
태중에 있을 때 즈이 엄마가 한약 중에 태아 보약을 먹어서인지 큰 애 보다는 걸음마가 달포나 빠르고 벌써 아래 이(齒)가 셋이나 났다. 지 누나가 감기가 들어도 욘석은 꺼떡 하지 않는다.
꼬맹이가 혼자서 이것 저것을 찾아서 자기 시간을 지 나름대로 중얼대면서 바쁘게 놀 줄을 안다. 그리고 심심해지면 한 잠을 잔다. 잠을 자고 싶으면 즈이 엄마 무릎을 찾아서 칭얼댄다. 젖 내 놓으란 이야기다. 그게 잠 버릇이다. 영어로 보디 랭귀지에 숙달되어 있다.
혼자서 잘 놀다가 가만이 서있는 자세에서 힘을 쓰는 표정이 나오면 뭔가를 아래에서 내보내는 동작인데, 힘을 써도 잘 안 나가면 인상을 찌푸린다. 그러면 꼬맹이 엄마는 옆에서 “으응가” 하고 소리 내어 주면 쉽게 작업을 끝낸다. 금새 방긋하며 치워달라는 표정이 나온다.
온 세상이 꼬맹이에게는 요순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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