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瑞雪이 나리고 있읍니다. 강아지 세 식구는 처음 보는 것이 뭔 먹이감이라고 열심히 먹어보지만 맛은 없고 차기만 합니다. 펄펄 내리는 눈을 맞아가며 한동안 먹다가 알았다는듯이 멈추고 말았읍니다. 야생 새들이 생각보다는 영리한듯 합니다. 눈이 많이 쌓이면 먹이감 구하기가 힘들어진다는 걸 아는듯이 아주 많은 식구들이 떼지어 벼 베어낸 논에 모여들어 먹기 시합이라도 하는듯 합니다. 병정 일등병 시절에 독수리 훈련에 참가하여 낙동강 철교를 지키던 때에 끼니 시간이 되면 시골 동네의 굴뚝에서 연기가 모락 모락 나오는 것이 모여 얕은 안개나 구름처럼 보이던 시골 전경이 이곳 용담골에서도 보이곤 합니다. 고냉지대 중에서도 해발 500 - 700 미터의 지대가 가장 살기가 좋다고들합니다. 용담골의 우리집은 딱 500 미터 지대입니다. 고냉지대를 어제 실감하였읍니다. 아침 여셧 시경에 이곳 온도는 영하 12도 - 아주 시원하기는 밖에서 일분여 정도입니다. 집안의 온도는 안방이 23도, 거실은 21도에 습도는 60% 이게 다 문명의 이기 지열난방 덕분입니다. 옛 어른들의 지혜가 집을 남향으로 지은 까닭을 알게됩니다. 기상청에서 어제 이 곳의 온도가 4도라 하지만 실제로는 양지 바른 거실 앞에는 십이도를 가리키고 있었읍니다. 가끔씩은 서울 친구들이 외딴 시골이 외롭지 않느냐고 걱정을 해주며 서울에는 얼마나 자주 나오느야고 묻곤합니다. 용담골 답변은 그 "공해 구덩이"로는 가고싶지 않다고 입니다. 시골이 외롭다고 생각이 드는 이유는 이런 곳에서 살아 보아야만 알게되는 정답을 구할 수 있읍니다. 70년대 중반에 유럽의 나라들을 품팔러 다닐 때 보면 시골과 도시의 생활문화 차이를 거의 구별하기 어려워 우리나라도 저러한 시절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더랬지요. 화악산을 정면으로 눈내린 설경을 바라보며 internet surfing을 즐긴다는 건 도심에서의 그 것과는 크나큰 차이라 주장합니다. 소꿉짱 같은 농사가 다 끝난 것 같아도 아직 진행형입니다. 10 평 짜리 비닐 하우스를 세운 뒤로 의성 마늘을 인터넷으로 주문하여 100 여쪽을 심어놓았고 논에서 벼짚 주워다가 덮어 씌우고 그 위에 비닐로 덮어 놓았으니 내년 오월에는 적어도 여섯 접은 수확이 기대됩니다. 물론 비료 주는 거가 아직은 서툴러서 마늘 농사꾼 보다야 못하겠지만 우선 시작이 반이니까 조금씩 좋아질 거라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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